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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편집 2022-08-0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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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대학은 오픈 플랫폼, 연구비가 ‘창업 요람’ 됐다
    <중앙SUNDAY 오피니언>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인 독일의 벤자민 리스트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아름다운 중세 도시 독일 하이델베르크는 내가 SAP와 일하느라 수없이 방문했던 제2의 고향이다. 인구 16만의 하이델베르크는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대학도시다.   ‘1386년 이후 미래로 (ZUKUNFT SEIT 1386)’는 635년 전 설립된 하이델베르크대학 로고에 들어 있는 슬로건이다. 파리대학의 모델을 따라 신학, 법학, 의학, 철학 4개의 학부로 시작했다. 파리와 프라하대학의 교수들이 옮겨 왔다. 네덜란드 출신 초대 총장이 정한 라틴어 모토 ‘Semper Apertus(언제나 열려 있는)’는 이 대학이 추구하는 개방적 학풍을 말해 준다.   독일연구재단, 3년마다 대학 보고서 내     미래를 지향하면서 언제나 누구에게나 어떤 문제에도 열려 있는 개방성, 오랜 기간 정부의 획일적 통제에 길들여진 한국 대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아닌 줄 알면서도 관성에 의해 궤도를 달리고 있는 우리 대학은 아직 실패에서 제대로 회복해 본 역사의 경험이 없다. 중세부터 몇 차례 위기를 극복한 하이델베르크대학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나치주의에서 빠르게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연합군이 이 역사적 도시에 폭격을 하지 않은 덕을 봤다.   1945년 미군이 점령한 하이델베르크에 13인의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유대인 부인 때문에 교수직을 박탈당했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와 나치에 저항했던 지리경제학자 알프레드 베버가 포함된 이 위원회는 ‘진리와 정의, 인류애의 생동하는 정신(Living Spirit)’을 대학의 기본 가치로 복원했다. 알프레드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으로 유명한 막스 베버의 동생이다. 야스퍼스가 이때 대학을 복원하기 위한 그의 생각을 정리해 출간한 『대학의 이념』은 지금 읽어 봐도 진리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은 열린 생각으로 전체를 보며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학자들과 학생들의 열린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하이델베르크대학은 12개의 학부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있던 4개의 학부에 현대 언어, 경제 및 사회과학, 행동 및 문화과학, 수학 및 컴퓨터과학, 화학 및 지구과학, 물리천문과학, 생명과학이 추가되고 만하임에 의학부가 신설됐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네카르강 남쪽의 구도심 캠퍼스에는 1905년에 지어진 대학 도서관과 인문 분야의 학부들이 위치해 있다. 르네상스 스타일의 고색창연한 하이델베르크 성이 배경이다. 강과 구도심을 연결하는 골목길에 있는 브라우하우스(Brau Haus)를 지날 때면 뮤지컬 ‘황태자의 첫사랑’의 드링크 송이 들리는 것 같다. 경제 및 사회과학부는 인접한 강변의 베르크하임 캠퍼스에 있다. 외국 유학생이 많아 영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옛 캠퍼스에서 좀 떨어진 강북의 노이엔하이머 펠트 지역에는 자연과학과, 의학, 대학 병원, 연구소들을 위한 새로운 캠퍼스가 세워졌다. 150㏊ 대지의 중앙에 대학의 코어 기능을 배치하고 그 주변에 외부와 협력하기 위한 병원, 연구소들을 배치했다. 마치 세포의 핵을 세포막이 둘러싸는 듯한 형상이다. 독일 대학 캠퍼스로는 매우 큰 편이다. 자전거로 다닐 수 있도록 친환경 캠퍼스로 설계했다. 기숙사, 체육시설, 식물원도 있다.   연방제 국가인 독일의 대학은 주정부가 대학 운영의 기본 예산을 지원하고 연방정부가 연방교육연구부 산하의 독일연구재단(DFG) 등을 통해 연구비 등을 지원한다. 지역 대학이 좋아지면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의 흐름이 활발해지고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독일의 주들은 대학의 수월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한다. 하이델베르크대학의 경우 2020년 8억200만 유로(1조 787억원) 예산 중 64.3%인 5억1600만 유로를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에서 지원했다. 카를스루에 공대(KIT), 슈투트가르트대학, 만하임대학도 이 주에 속한 대학들이다.   독일 전체로 보면 2019년 기준으로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각각 237억 유로(31조9000억원)와 87억 유로(11조7000억원)를 대학에 지원했다. 국립연구소를 통한 간접지원을 제외하고 독일 정부가 총 43조6000원을 대학에 직접 지원한 것이다. 고등교육투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에 속하는 우리나라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독일에선 국립 연구소들이 대학에 포진해 있고 대학교수들이 소장을 맡는다. 하이델베르크 노이엔하이머 펠트 캠퍼스에는 독일 국립 암연구센터(DKFZ)가 들어와 있다. 연방정부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가 9대 1의 비율로 투자하는 이 국립 연구소의 2019년 예산은 3억2000만 유로(4300억원)다. 대학의 예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DKFZ 예산이 대학과 병원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 이외에도 의학, 천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이 캠퍼스에 위치해 있다.   DFG는 3년마다 독일 대학 연구비 분석 보고서를 낸다. 올해 10월의 보고서에 의하면 하이델베르크는 DFG 연구비를 가장 많이 받는 상위 세 대학에 속한다. DFG 보고서에 의하면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학(LMU)과 뮌헨공대(TUM), 하이델베르크대학은 2017년부터 3년 동안 4500억~5000억원을 받았다. 학생 1인당 연구비는 하이델베르크가 가장 많다. 아헨공대와 드레스덴공대(TUD)가 그 다음이다.     독일 통일 후 30년이 지난 현재 동독과 서독 지역의 총 DFG 연구비는 인구 대비로 같아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동독의 드레스덴공대가 가장 빠르게 발전했다. 작센 왕조의 수도 드레스덴은 1945년 연합군의 융단 폭격으로 도시의 90%가 파괴됐다. 통독 후 독일은 자존심을 걸고 이 문화의 중심지를 복원했다. 2016년 나는 드레스덴공대 컴퓨터과학부의 연례 컨퍼런스에 키노트 연사로 초청받아 강연했다. 이 행사 전에는 연방 빅데이터 연구센터 보고회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드레스덴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산업이 살아 있는 전략 도시다. 한때 AMD가 보유했던 글로벌 파운드리 반도체 라인이 있다. 드레스덴공대는 일찍이 기술 창업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게하르트 페트바이스 교수는 와이파이 칩셋을 유럽에서 처음 개발해 창업한 교수다. 창업이 흔하지 않았던 독일에서 그는 롤 모델이 됐다. 드레스덴공대의 진취성은 최근 범대학 차원의 데이터사이언스 교육을 위한 ‘디지털 학습’ 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드레스덴공대의 도서관은 지하에 만들었다. 지하 1층에는 비발디의 사계 악보 원본이 보존되어 있다. 지하 3층의 열람실에는 외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학습과 사색을 위한 공간이다. 이 도서관은 대학 캠퍼스에 있지만 시정부가 운영 자금을 지원한다.   DFG 연구비 지원을 분야별로 나눠 보면 의학은 LMU와 하이델베르크, 프라이부르크대학이 앞서고 자연과학은 하이델베르크, TUM, KIT, 마인츠대학이 선두 그룹이다. 공학은 아헨공대와 슈투트가르트대학, 드레스덴공대 등이 선두다. 인문 사회과학은 자유베를린대학과 LMU가 앞선다.   획일적 대학 규제 한국 정부 교훈 삼아야   독일인은 창업보다는 기업 취업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이 문화도 바뀌고 있다. 베를린, 함부르크, 카를스루에, 슈투트가르트, 뭔헨 등에서 창업이 늘어나고 대학 창업에 성공한 교수와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TUM 학생들이 창업한 셀로니스는 올해 100억 유로 가치의 데카콘이 됐다. 이 학생들을 가르쳤던 알폰스 켐퍼 교수는 내가 SAP와 HANA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보고 유사한 기술을 개발해 나스닥 상장회사 타블로에 매각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TUM은 ‘창업 대학’을 표방한다. 뮌헨의 두 명문 LMU와 TUM은 공동으로 디지털 기술 및 경영 센터(CDTM)를 만들어 지역 창업생태계를 키워 가고 있다. 대학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의 흐름을 만들고 새로운 인재의 양성을 통해 사회를 미래로 이끄는 오픈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이 작동하려면 사람과 자본의 흐름이 다양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정부가 대학을 하나의 획일적 틀로 규제하는 패러다임은 미래가 없다. 투자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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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01
  • 독일 정당들, 공통 문제 해결엔 힘 합친다.
        한국계 첫 독일 연방의회의원 이예원   독일에서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연방의회(분데스탁)에 입성한 이예원 의원(왼쪽)이 지난 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차 한독포럼에 독일 대표단으로 참석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국제교류재단·㈔한독협회]       <중앙SUNDAY>에 의하면 한국계는 물론 아시아계 최초로 독일 연방의회(분데스탁)에 입성한 이예원(34) 의원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속정당인 사회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새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지난 9월 26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시1지역구에 출마했다. 지역구 선거에선 3위를 차지했지만 비례대표로 연방의회 의원에 당선됐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은 지역구마다 최다득표자 1인과 별도로 정당 지지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이 의원은 1980년대 독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다. 아헨 라인베스트팔렌공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고 17세 때인 2005년 사민당 청년당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차 한독포럼 독일 대표단으로 참석한 이 의원을 <중앙SUNDAY>가 지난 4일 만났다.     ▶ 연정 협상이 진행 중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우리 사민당이 연말까지는 제대로 된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제1당인 사민당은 자민당, 녹색당과의 연정협의서에 서로 합의된 정책들을 담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독일에서는 연정 협상이 매우 복잡하고 정밀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협상에 여러 정당이 참여하기 때문에 핵심 이슈에 대한 초기 합의가 중요하다. 우선 서로 동의하는 정치적 과제를 찾기 위해 각 당은 각자의 입장을 주고받는 예비협상을 벌인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연정의 기초가 마련된다. 예비협상 참여 정당들이 모두 동의하면 좀 더 자세한 쟁점에 대해 본협상에 들어가게 되고, 여기서 연정의 구체적인 정책 목표를 세우게 된다.”   ▶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   “지금 사민·녹색·자민당 3개 정당의 300여 명 정치인이 22개의 워킹그룹으로 나뉘어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세밀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간당 12유로(약 1만6000원)의 최저임금이나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해법, 유연한 행정체계와 같은 주제들이 핵심 사항들이다.”   ▶ 앞으로 연방의회에서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나의 주요 관심 어젠다는 모빌리티와 과학 관련 정책 분야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탄소배출 감축, 지속가능한 여행과 물류, 현대적인 사회 기반 시설의 구축과 관련된 쟁점들은 이제 겨우 논의의 시작 단계에 있다.”   ▶ 독일은 협치, 정당 간 협력, 협상을 잘하기로 유명한데 그런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험적으로 볼 때 독일인들은 실용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것 같다. 나치 독재 체제를 겪은 독일은 민주적 합의와 타협이 절실하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전 세계를 뒤흔든 이 끔찍한 경험으로부터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알게 됐다. 이게 독일 정당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위해 활동하면서도 공통된 문제를 해결할 때는 힘을 모으는 배경인 것 같다.”   ▶ 한국계, 아시아계로는 첫 분데스탁 의원인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 “독일에는 200만 명이 넘은 아시아계 주민들이 있다. 그중에서 처음으로 연방의회의원이 되었다는 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면서도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을 맡았다는 의미가 있다. 나에게 보내준 신뢰에 대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이번 독일 총선에선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계층의 젊은 의원들이 대거 당선됐는데 독일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인가?   “이주민들은 오랫동안 이 사회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싶어했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민자들은 외국인으로 대우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특히 이민 2세, 3세들은 독일에서 자랐고, 그 사회에 익숙하기 때문에 더욱 외국인으로 여겨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독일은 다양성이 있는 사회이고, 그렇기에 연방의회에 다양성이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 독일은 에너지전환 선도국인데 녹색당뿐만 아니라 사민당, 기민당 등 다른 정당들도 환경정책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들었다.   “독일의 모든 민주 정당은 기후 변화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당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녹색당은 약간 급진적인 접근을 취하는 데 반해 사민당은 사회적인 요소들을 항상 고려하는 편이다. 사민당은 녹색 에너지전환과 경제 문제에 대해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 한국과 독일은 경제 교역, 독일의 통일 경험 공유 등 많은 분야에서 깊은 협력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의 당선으로 한·독 관계가 앞으로 더욱 돈독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양국은 상호수혜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관계에 대해서 나보다 훨씬 잘 알고 있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한국과 독일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 한류의 확산 등으로 한국에 대한 세계적 위상이 문화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본다. 정치 활동에 큰 자산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 문화에 대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건 내 정치경력에 항상 도움이 돼 왔다.”   ▶ 독일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매우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부모님이 한국 분들이시고,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해 봤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산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서울 한독포럼 참석처럼 매번 한국에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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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4
  • ‘엄마’ 메르켈 떠나는 독일 외교, 대서양 동맹·대중 관계 등 ‘산 넘어 산’
      이재승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모네 석좌교수       엄마(Mutti)가 떠날 시간이 되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16년간 총리로 재임하면서 네 명의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다섯 명의 영국 총리와 마주앉았다. 107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기립 박수로 떠나는 메르켈을 축하했다. 임기 말 지지율은 처음보다 오히려 높은 82%에 달했다. 국민은 총리를 “엄마”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후임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외교 차원에서 메르켈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독일 외교는 여러 차원에 걸쳐 있다. 무엇보다 독일은 EU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유럽의 통합을 이끌어야 했고, 이는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었다. 메르켈은 EU의 중심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화해를 상징하는 ‘엘리제 조약’을 57년 만에 ‘아헨 조약’으로 갱신하면서 마크롱 대통령과 다정한 조우를 보였다. 다른 한편으로 중·동유럽 국가들을 아우르고, 북유럽의 ‘검소한’ 부자 나라들과 남유럽의 재정위기를 조율해야 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NATO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의 대서양 동맹을 유지하는 것도 독일의 역할이었다. 유럽 내 가장 많은 미군이 독일에 주둔하고 있고 독일은 유럽 내에서 NATO 운영비를 가장 많이 분담하는 나라다. 그러나 미·중 갈등하에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 역시 핵심 영역이다. 미국과의 대표적인 가치 동맹국이기도 하면서, 제조업과 수출 대국으로서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다. 메르켈은 재임 중 워싱턴을 14회, 중국을 11회 공식 방문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메르켈만큼 신뢰할 수 있는 외교 파트너는 드물었다. 시 주석은 최근 긴 화상회의에서 “오랜 친구”라 부르며 메르켈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유럽 안보의 주된 안보 위협이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독일은 러시아 제재에 앞장섰다. 그러나 동시에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 가스가 독일과 유럽에 공급됐고, 러시아는 독일의 기술과 자본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상호 의존’은 독일이 러시아를 다루고 변화시키는 방식이었다. 러시아어에 능통한 메르켈과 더 유창한 독일어를 구사하는 푸틴 간의 ‘비판적 대화’ 역시 양국 간의 견제와 협력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다자주의에 기반한 기후변화, 인권, 법치와 같은 글로벌 의제 역시 독일 외교의 큰 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광범위한 독일 외교, 그리고 메르켈의 외교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독일이 먼저 내세운 슬로건은 눈에 크게 뜨이지 않는다.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에서 헬무트 콜의 통일 외교, 그리고 메르켈에 이르기까지 실용과 신중, 그리고 협상은 독일 외교의 기본 요소들이었다. 자국의 이익과 안정이 흔들린 적이 없으면서도, 언제나 말을 아끼고 신중했다. 가진 것보다 하나를 더 적게 보이는 게 독일 외교의 방식이기도 했다. “화해와 무역을 통한 변화”를 추구한 동방정책은 “무역과 참여를 통한 변화”로 이어졌다. 경제외교와 다자외교, 그리고 협상은 이러한 흐름 위에 놓여있었고, 결정적인 순간에 균형과 견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독일 외교는 산적한 현안에 당면해 있다. 미국-영국-호주를 연결한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의 발족에 유럽이 발끈했고, 대서양 동맹에 대한 불만과 전략적 자율성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로서 지켜야 할 선을 훌쩍 넘어버린 폴란드와 헝가리를 EU의 법치주의 규범에서 어떻게 다룰지도 고민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의 참여와 더불어 유럽 내 대중국 강경기조가 확대되고 신임 총리와 외무장관 후보들도 가치규범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으로 일시 완화된 이민 물결도 조만간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독일 외교가 변하지 않을 것에 돈을 걸어서 잃은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는 여전히 들려온다,         독일과 한국은 다르다. 경제력에 있어서도, 정치적인 영향력에 있어서도 확연한 급의 차이가 존재한다. 2차대전 이후 안보를 아웃소싱한 독일은 전략적 안보 행위자가 아닌 경제 및 규범 강국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유지하면서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다자주의와 글로벌 의제에 대응한다는 큰 틀에서 양국은 동일한 도전을 가진다. 이념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것, 말을 아끼고 신중할 것. 한국이 독일 외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행동을 하는 방식이다. 역사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드라마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역사의 동력을 끌고 나가는 축적된 힘이다. 조용한 저력은 힘을 가져오고, 진정성 있는 노력은 감동을 가져온다. 그렇게 해서 축적된 시간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 나라의 외교적 면모는 몇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확연히 드러나게 마련이다. 전 세계적인 선동정치의 시대에 메르켈은 겸손과 품위를 자신의 묘비명으로 미리 정해놓은 듯한 지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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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01
  • 독일발 녹색열풍
    중앙SUNDAY FOCUS 유럽서 거세지는 ‘에너지전환’ 바람 주목받는 독일발 녹색열품...탄탄소 '그린뉴딜' 급가속 독일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회담이 열린 지난 15일 베를린에서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왼쪽부터)의 가면을 쓴 시위대가 기후보호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이른바 ‘에너지전환(Energiewende)’의 전 세계 선두주자인 독일에 다시 한번 거센 녹색돌풍이 불고 있다. 주연은 역시나 친환경과 기후변화 적극 대응을 기치로 내세운 녹색당이다. 지난 9월 26일 독일 총선 이후 연정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녹색당은 캐스팅보트를 쥔 킹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녹색당은 총선을 5개월 앞둔 지난 4월 여론조사 지지율 28%로 한때 사상 최초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막상 총선에선 14.8% 득표에 그쳐 제3당을 차지했다. 안나레나 배어복(40) 녹색당 총리 후보의 저서 표절 의혹과 소득 축소 신고 논란 등의 여파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중시하는 독일 사회의 분위기가 막판 판세를 바꿔 놓았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16년 만에 물러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를 이을 차기 연립정부에 ‘녹색등’이 켜질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녹색당은 제1당이 된 중도 좌파 사민당(25.7%)과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11.5%)으로 구성하는 이른바 ‘신호등 연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민당은 적색, 녹색당은 녹색, 자민당은 황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호등 연정 성립이 유력하지만 만에 하나 중도 우파 기민·기사당 연합(24.1%, 흑색)을 중심으로 녹색당, 자민당 간의 ‘자메이카 연정’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녹색당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녹색당은 사민당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시절(1998~2005년) 주니어 연정 파트너로 7년간 국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반영된 녹색당의 정책이 에너지전환 정책의 큰 그림이 됐다. 현재 녹색당은 독일 내에서도 이미 16개 주에서 11개 주 연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는 주 정부를 이끌고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독일 녹색당의 선전은 유럽의 다른 나라 녹색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선 이미 오스트리아·벨기에·핀란드·아일랜드·룩셈부르크·스웨덴 6개국의 연립정부에 녹색당이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독일 녹색당만큼의 영향력에 미치진 못하지만 다른 유럽국 녹색당의 지지층은 날로 두터워지고 있다. 남유럽과 냉전시절 공산권에 속했던 중·동유럽에서도 녹색당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유럽의회 녹색당그룹 멤버 세르게이 라고딘스키는 “코로나19, 기후변화 그리고 공통의 글로벌 도전들이 많은 나라에 그린 어젠다로 전환하려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독일 녹색당이 지난 4월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차지해 집권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독일은 물론, 유럽 나아가 전 세계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주류 정당이 아니었던 녹색당의 집권은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실험으로 일거에 정치지형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 사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녹색당이 차이트가이스트(Zeitgeist·시대정신)로 대세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친환경을 내세우며 좌파적 이념 성향을 가진 녹색당은 애초에 집권을 노린 수권정당이 아니라 재야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반(反)정당적 정당’으로 1980년 창당됐다. 녹색당이 ‘시위성 정당’에서 수권 정당으로 위상을 바꿀 수 있게 된 데는 당의 스타일이나 정책면에서 실용주의적 중도화로 갈아탄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 녹색당은 냉전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해체와 같은 극단적인 이상주의에 기울어 있었다. 지금도 탄소제로배출경제 같은 것을 주장하기는 하지만 다분히 현실을 인정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춘다. 실용주의자인 배어복과 로베르트 하벡(51)이 녹색당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금의 녹색당은 친환경, 친유럽, 친이주 정당을 표방한다. 녹색당의 강점은 무엇보다 환경정책에 있다. 지난여름 세기의 홍수로 서독 지역에서 200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이후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차기 정부에서 녹색당의 입김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녹색열풍이 불면서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 등 다른 당들도 기후변화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며 호응하고 있다. 녹색당은 2035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퇴출하겠다는 강력한 공약을 내세웠다. 탈원전에 이어 석탄 발전소 가동 조기 중단을 주창하고 있다. 2030년까지로 예정된 탈석탄을 더 앞당겨야 한다고 요구한다. 독일이 자랑하는 자동차산업 분야의 탈탄소와 전기차 전환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독일 메르켈 연립정부는 최근 기후변화대응법을 개정해 기존 계획보다 5년 앞당겨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9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65%, 2040년까지 88% 줄이기로 했다. 녹색당은 또 새로 짓는 모든 건물에 대해 지붕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탄소배출이 많은 항공기 여행의 비용을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단거리 비행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런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급격하다는 정치적 공격도 받고 있다. 대외정책의 변화도 눈에 띈다.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에 역행하고 있다고 여기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낸다. 이들 나라와의 교역관계 재고를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우회하는 러시아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도 반대한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녹색당이 내건 공약들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연정협상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총선이 끝나면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길게, 그리고 꼼꼼하게 벌인다. 이 과정에서 연정에 참여하게 될 각 당의 정책들이 세밀하게 조정되고 합의사항은 연정협약으로 문서화된다. 중도 좌파 사민당은 최저 임금을 시간당 9.5유로(약 1만3000원)에서 12유로(약 1만6500원)로 인상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경제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개입에 반대한다. 기업과 고용주의 세 부담을 적극적으로 낮춰 신종 코로나19 위기 탈출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의 정치적 인상과 증세에도 반대다. 녹색당의 친환경정책도 기업에는 부담에 될 수밖에 없어서 연정협상에서 어느 수준에서 채택될 것인지 관심사다. 부쩍 목소리가 커진 독일 녹색당의 행보는 한국의 녹색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SUNDAY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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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24
  • 독일 의원들 수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
      연동형 비례대표제 초과의석ㆍ보정의석 많아져 의회 거대화 부작용도 속출...개선 방안 목소리 높아져   독일 하원(국회의원) 의사당으로 사용되는 제국의회 전경      독일의 하원의원 정수는 지역구 299석, 비례대표 299석을 합쳐 598석이다. 그러나 총선이 치러질 때마다 최종 배분된 의석수는 계속 늘어난다.   이처럼 의석 정원과 최종 의석수가 달라지는 것은 독일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이다.   독일은 전체 의석수 배분이 정당 지지율에 의해 결정되는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독일 선거제도의 이념은 사표방지와 소수의견의 충실한 반영이다.   독일 유권자는 지역구 선거에서 인물 본위로 제1투표를 행사하고 제2투표에서는 마음에 드는 정당에 표를 줄 수 있다. 각 정당의 전체 의석을 좌우하는 것은 사실 제1투표가 아니라 제2투표로 볼 수 있다.     총선에 참여한 정당은 우선 제2투표 득표 비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는다. 각 정당은 배정받은 의석수를 우선 당선된 지역구 의원으로 채운 후 부족분을 비례대표로 메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당선된 지역구 의원 수가 배정받은 의석수보다 많은 정당이 나올 수 있다. 이때 초과한 지역구 의석을 그대로 인정한다.   그리고 초과 의석수(Ueberhangmandat)를 감안해 최종적인 의석 배분이 정당 득표율에 비례하도록 각 정당에 보정의석을 또 부여한다. 즉 지역구 당선자가 각각 10명, 20명인 A, B, 정당의 제2투표 득표율이 같다면 최종적인 양당의 의석수는 동일하게 된다.   초과의석으로 인해 득표율과 의석 비율이 일치하지 않는 점이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이 나옴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3년 총선부터 보정의석 부여 제도가 도입됐다.   초과의석만 적용됐던 2009년 선거에서는 의원 정수보다 24석이 늘어났으나 보정의석까지 부여한 2013년 총선에서는 최종 의석이 631석으로 33석이나 증가했다. 이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총선에서는 초과의석이 5∼16석에 그친 것에 비해 보정의석까지 부여하면서 의원 수가 더욱 늘어나게 된 것이다.   특히 2017년 총선 이후 지역구와 정당 투표에서 각기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지면서 초과의석과 보정의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2017년 19대 총선에서 111석으로 급증했고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137석(전체 735석)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렇게 정당 지지율과 의석수 비율을 완벽하게 일치시키려는 독일의 선거 제도는 뜻하지 않는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하원의원 수는 점점 늘어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약 3천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의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의사당 공간 확보 문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 총선에서 의원 수가 많이 늘어나 연방 하원 운영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1천억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또한 의사당 사무 공간이 부족해 의사당 부근에 사무실을 더 마련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독일 정당들은 의원 과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지역구 의석수 자체를 줄이는 방안과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보정의석을 부과하는 대신 의석수를 차감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현재 50:50에서 40:60으로 조정해 초과의석을 최소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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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02
  • 16년 만에 퇴임하는 메르켈
        금융위기 뚫고 EU·유로화 안정 이끈 외교무대 ‘철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21일 슈트랄준트에서 열린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선 유세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무티(Mutti·엄마) 리더십’으로 잘 알려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년 만에 스스로 물러난다. 오는 26일 치러지는 독일 연방의회의원 선거에 총리 후보로 출마하지 않기로 오래전 약속했기 때문이다. 헬무트 콜과 함께 독일 최장수 총리 반열에 오르게 된 메르켈은 무티뿐 아니라 ‘철의 여제’라고도 불린다. 총선 후 차기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임기를 마무리하게 되는 메르켈의 정치적 족적을 살펴본다. 독일 총선이 치러졌던 2005년 9월 18일 저녁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16년 재임을 위한 초석이 놓였다는 사실을 알아챈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의 등장은 그만큼 의외였다. 당시 메르켈을 총리 후보로 내세운 중도 우파 기민·기사당 연합은 35.2%를 득표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끌던 중도 좌파 사민당(34.2%)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연정 협상 과정은 매우 힘들었지만 그해 11월 22일 메르켈은 독일 첫 여성 총리에 선출됐다.   스스로 퇴임, 후임자 결정에 관여 안 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21일 슈트랄준트에서 열린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선 유세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동독 출신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은 총리로 선출되기 전과 후에 모두 정치권과 언론을 비롯, 학계와 외국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 간 좌우 대연정 하에서 메르켈 총리는 내치 분야는 어렵게 꾸려 나가겠지만 외교 분야에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메르켈은 외교 분야에서 오랫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비판론자들도 메르켈이 헬무트 콜 전 총리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독일 국내 정치 그리고 그것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유럽 정책과 관련해 메르켈 정부는 지난 16년간 쉴 틈 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다. 메르켈 정부는 전임 슈뢰더 정부로부터 500만 명이 넘는 기록적인 실업자와 0%의 경제 성장률, 높은 부채율 그리고 유로화의 안정 기준을 명백하게 충족시키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을 승계했다. 여기에다 메르켈 총리의 첫 번째 임기 중에 세계 금융 위기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채무 위기가 발생했으며 이러한 위기는 메르켈 총리의 두 번째 임기 중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기민·기사당 연합과 자민당 간 2기(2009~2013) 메르켈 보수연정은 그리스나 키프로스 등이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것을 방지하며 유로화에 대한 국제 금융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독일 국내 정치와 유럽 정책을 통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당시 독일 국내외의 많은 사람이 유로화의 실패를 예상했다. 메르켈이 EU와 유로화에 대한 독일 국내에서의 동의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은 것은 역사적인 업적이라 하겠다.   나는 당시에 재무부 차관으로서 역사적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국제사회가 유로화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독일 연방 총리의 역할 및 성공과 연계시켜 판단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도 잘 기억하고 있다.   2005년 총선에서 승리해 독일 첫 여성 총리가 된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중앙포토]     2013년 총선에서 기민·기사당 연합은 메르켈의 총리직 수행에 대한 최선의 결과로서 무려 41.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메르켈 총리의 사민당과의 두 번째 대연정(2013~2017)에서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새 부채가 발생하지 않는 균형 잡힌 연방 예산을 달성했다. 이는 메르켈 총리의 역사적 업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 시기엔 ‘2015 난민 위기’ 가 발생했다. 메르켈 총리는 터키 그리고 헝가리와 같은 유럽 남동부에 위치한 EU 회원국과 인접국인 오스트리아로 밀려드는 난민 쇄도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과 인도주의적 배경에서 100만 명이 넘는 시리아 등의 난민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하나의 변곡점으로 작용해서 바이에른주의 기사당과 연방 기민당 간에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난민 정책으로 인한 갈등 국면의 수혜를 등에 업고 모든 주 의회에 진출하더니 급기야 2017년에는 독일 연방 의회에까지 입성했다. EU 차원에서도 난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2017년 총선은 메르켈 총리가 치렀던 4번째 총선인 동시에 마지막 선거였다. 이번에도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이뤘다. 메르켈은 31년간의 연방의회의원으로서 일한 것을 끝으로 더 이상 입후보하지 않을 것이며 총리직도 마지막 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한 유럽 또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어떠한 직책을 맡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분명하게 의사를 밝혔다.   마지막 임기 중에도 또 다른 커다란 국내외 도전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미국과 독일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그때까지 겪은 적이 없었을 정도로 악화됐으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유럽은 말 그대로 한계 상황을 경험했다. 거기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으며 임기 말년에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홍수 피해를 겪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드라마와 같은 사건 또한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은 시민들의 가치 상실이나 국내외의 권위 실추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조 바이든이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메르켈의 국제적인 명성은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는데 조 바이든은 메르켈과 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취임과 함께 메르켈은 대결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채택한 다자적 세계 정책에 다시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독일과 EU는 미국과 행보를 함께 하지만 동시에 러시아나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독자적인 운신의 여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입장을 유지하고자 했다.   독일의 코로나 관리나 홍수 사태 대응, 아프간 상황에 관한 판단 착오는 메르켈 총리의 16년 임기에 명백한 오점을 남겼다. 메르켈이 그동안 이룬 정치적인 업적들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올여름 초까지만 해도 상당수의 독일 국민이 메르켈 총리에 대해서 퇴임의 아픔과 슬픈 마음을 가지는 분위기였지만 현재에는 메르켈이 너무 오랫동안 총리직에 있었다는 인식 또는 임기 말에 더 이상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확연히 늘어난 상태이다. 물론 이것은 현재의 상황이며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메르켈 총리의 16년 임기 중의 공과에 관해 많은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반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다.   동독 출신으로 한반도 평화에도 큰 관심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전임자들과 다른 점은, 선거에 패배하거나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총리직을 사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떳떳한 상태에서 그만둔다는 것이다. 2005년과 2009년, 2013년과 2017년 4차례에 걸친 총선에서 모두 메르켈 총리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승자였다. 전임자였던 헬무트 콜 총리도 메르켈과 같이 16년간 재임했지만 슈뢰더와의 대결에서 패배함으로써 자리에서 물러났다.   메르켈 총리는 후임자 선정과 관련하여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와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 주총리 간의 기민·기사당 연합 내 총리 후보 결정을 위한 대결 과정에 있어서도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았다. 또한 26일 치러지는 총선에도 메르켈 총리는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분단 상황인 한반도의 운명을 언제나 커다란 공감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왔다. 총리 재임 시에 함께했던 한국의 모든 대통령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교류도 시도했다. 경제와 기술(디지털 기술 포함) 분야에서 한국이 일궈낸 성과와 G20 틀 내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메르켈 총리는 늘 호감과 놀라움을 가지고 주시해 왔다.   나는 오랫동안 독한 의원 친선협회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독한포럼 공동의장으로서 메르켈 총리와 양국 관계에 관해 자주 의견을 나누었다. 동독 출신으로 메르켈 총리는 남북한이 서로 가까워지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번역 : 김영수 한스 자이델 재단 사무국장       하르트무트 코쉬크(62) 전 독일 연방의회의원. 1990~2017년 독일 연방의회의원(7선). 재무부 차관과 ‘독일 이주민과 소수 민족을 위한 연방 담당관’을 역임했다. 1998~2017년 독한 의원 친선 협회 회장, 2006년부터 독한 포럼 독일 측 공동 의장. 수십 차례에 걸친 남북한 방문과 한독 -관계에 관한 여러 저술들을 통해 한반도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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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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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 2030년까지 80%로 늘리기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 수입되는 제품에 부과하는 추가 관세인 탄소국경세의 전 세계적 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의회에서 탄소국경세 도입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대폭 강화하면서 탄소국경세 도입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결국 탈(脫)탄소에 성공한 국가일수록 미래 무역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린피스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국경세 도입 원년으로 예상되는 내년 무렵 한국은 주요 수출 업종에서 EU·미국·중국에 6100억원, 2030년엔 1조8700억원가량을 각각 추가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이 어떤 탈탄소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는지 유심히 보고 참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보다도 앞선 탈탄소 행보로 미래 개척에 적극 나선 유럽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90년 핀란드의 세계 첫 자국 내 탄소세 도입으로 포문을 연 유럽은 현재 탄소국경세 도입을 앞두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규모와 전력 비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또 기업들의 탄소 포집 기술 개발 독려와 지원, 석탄화력 발전 비중 축소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U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1조 유로(약 1340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그 선두엔 주요국 중 가장 이른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삼은 독일이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독일 의회는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입법화했다. 기존 재생에너지법(EEG)에 이런 내용의 변경 사항을 포함하는 안을 연방하원이 승인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지난해 46%였던 자국 내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2030년 8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독일 내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누적 설치량은 태양광이 60GW(기가와트), 풍력은 64GW였는데 이를 2030년까지 태양광 215GW, 풍력 145GW로 2~4배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분위기를 주도 중이다. 그는 2038년까지 석탄화력 발전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를 세웠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 독일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한층 강화, 2030년까지 석탄화력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크게 늘리는 한편 탄소 배출로부터 자유로운, 천연가스를 활용한 가스화력 발전 시설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탈탄소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한 기업들에는 일부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적 방안도 구상했다.       2015년 파리협정의 주최국이었던 프랑스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19일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와 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한 전략적 합의문에 서명했다. 수소와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 석탄을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공동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탈원전을 선언하고 원전 비중을 줄이는 데 나섰지만 이후 원전을 짓기로 방향을 바꾼 바 있다. 전력 공급량 손실 없이 선결 과제인 탈탄소를 하려면 원전이 불가피하다고 봐서다. 탈원전 기조 자체는 계속 유지 중인 독일도 올해 말까지 폐쇄하기로 했던 원전 3기의 연장 운영 가능성을 최근 시사하는 등 일부 변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   EU의 고강도 탈탄소 드라이브는 일반 소비자와 밀접한 자동차 분야를 통해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독일·프랑스를 비롯한 27개 EU 회원국들은 지난달 내연기관차 판매를 2035년부터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이탈리아 등이 산업적 타격을 우려해 이를 2040년으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독일이 2035년 이후에도 탄소중립 연료로만 운행되는 자동차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타협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원회 기후정책 고위대표는 “기후변화 위기에 따른 결과가 명확한 만큼 불가피한 정책”이라며 “유럽의 자동차 산업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20년 EU에서 탈퇴한 영국 역시 탈탄소만큼은 독일·프랑스 등 EU 회원국과 다르지 않은 고강도 추진으로 임하고 있다. 최근 4차 재생에너지 국가 입찰 결과 총 1만792MW(메가와트) 규모 프로젝트를 확정했는데 이는 3차 국가 입찰 때보다 87% 급증한 수치다. 이로써 풍력 8512MW, 태양광 2209MW 등 규모로 발전량을 늘릴 예정이다. 영국은 지난해 11GW였던 해상풍력 발전 규모를 2030년 50GW로, 14GW였던 태양광은 2035년 70GW로 각각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 미국과 일본도 과거에 비해 탈탄소 관련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삼은 미국의 경우 2030년까지 2조 달러(약 2620조원)를 투입해 탈탄소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정책 수립도 활발하지만, 기업들의 자발적인 대응책 마련이 대폭 늘면서 사회 전체 분위기가 달라졌다. 예컨대 애플과 구글은 2050년까지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RE100)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억t 규모 탄소 포집 기술을 가진 사람(기업)한테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기업인들도 적극적이다.   탈탄소 드라이브에선 서양 선진국들에 비해 뒤처진 일본은 제조 강국의 이점을 살려 불리함을 극복하는 데 나섰다.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국가 차원에서 혁신적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5개 분야 16개 기술을 선정했다. 그중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이 크고 자국의 기술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39개 테마를 설정했다. 그리고 테마별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구체적인 밑그림과 실행 체계를 제시했다. 탄소중립 관련 투자를 하는 기업들엔 최대 10%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등 제도적 뒷받침 노력도 잇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트라우마마저 뒤로하고 2019년 6.6%였던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22%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중국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0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할 만큼 탈탄소를 다짐했다.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올 1~5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체 전력 사용량의 31.5%로 10년 전(2.7%)보다 10배 넘게 증가했다. 2025년까지는 이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근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연간 10만~20만t의 수소 에너지를 생산, 이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차(FCV,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연료전지가 전기 모터를 움직이는 방식의 자동차)를 5만대 보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2035년까지는 산업 전반에 수소를 적용할 계획이다. [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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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23
  • 독일 재무 "우크라 전후 장기지원할 것…마셜플랜 필요"
      614조원 내년 예산안 하원에 제출…우크라 지원 추경·268조원 빚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적인 마셜플랜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린드너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연방하원에 4천5786억 유로(약 614조원) 규모의 2022년 예산안을 제출한 뒤 토론 개시에 앞서 "유럽 이웃국가에 대한 연대는 영구히 지속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적 마셜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셜플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47년부터 4년간 미국이 서유럽 16개국을 상대로 행한 대외원조계획을 말한다. 황폐해진 유럽의 재건과 부흥, 공산주의 확대 저지가 목표였다.     린드너 장관은 "우리는 곧 평화가 오기를 기대한다"면서 "평화에 도달하더라도 재건과 EU와의 협력관계를 향한 길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는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2022년 예산안 마련을 위해 997억 유로(약 134조원)의 빚을 내기로 했다. 린드너 장관은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지출계획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추경안을 고려하면 독일이 올해 부채로 조달할 액수는 최소 2천억 유로(약 268조원)가 될 전망이다.         연방하원은 6월 초 예산안을 의결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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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23
  • 독일,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서민 재정지원 정책
    2022년 1월말 기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알려진 독일의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서민 재정지원 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자녀간병수당 및 휴가(Kinderkrankengeld und Freistellung von der Arbeit) 확대   독일 정부는 자녀의 질병이나 전염병 상황으로 부모가 자녀를 집에서 돌볼 필요성이 생긴경우 각 부모가 자녀 1인당 연 30일의 자녀간병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였다. 이는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3배가 확대된 것이며, 자녀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각부모는 최대 65일, 한 부모 가정의 경우 최대 130일의 자녀간병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확대하였다.   또한 임금 손실분에 대한 자녀간병수당(Kinderkrankengeld)도 청구가 가능한데, 청구 금액은 일반적으로 손실된 순 임금의 90%범위로 일일 최대 112.88유로(2022년 기준)를 받을 수 있다. 자녀간병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자녀의 나이가 12세 미만으로 부모와 해당 자녀가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며 가족 중에 자녀를 돌볼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없어야 한다. 2022년 3월 19일까지는 자녀가 아프지 않더라도 학교 및 보육기관 등이 공식적으로 휴교하거나 접근제한 또는 이용제한 권고로 집에서 자녀를 돌봐야 하는 경우에도 청구할 수 있다. (2022년 3월 20일부터는 아동이 아파서 그에 따른 보살핌이 필요한경우만 가능한 것으로 변경)   이외에도 근로자인 부모와 자영업자는 보험 형태에 관계없이 집에서 자녀를 돌봐야 하는 경우, 감염 보호법(Infection Protection Act)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전제조건은 자녀간병수당 조건과 유사하며 소득 손실의 67%(최대 2,016유로)에 대해 부모 각각 10주씩, 한 부모 가정의 경우는 20주 동안 받을 수 있다.     코로나 가족휴가제(Corona-Auszeit für Familien)   독일연방가족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휴가가기가 어려운 중·저소득 계층 가족을 위하여 코로나 가족휴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최소 1명의 미성년자 아동(장애수준 50이상의 가족이 있는 경우 소득 및 연령 무관)이 있어야 하며 최대 1주일(7박) 동안 식비와 숙박비의 90%를 지원 받게 되다. 【예시】 코로나 가족휴가제 혜택 가능 소득 기준 1. 두 자녀(3세, 8세) 부부 : 월 소득 한도 5,616유로 2. 한 자녀(3세) 부부: 월 소득 한도 4,372유로 3. 두 자녀(6세, 14세) 한 부모: 월 소득 한도 4,993유로 4. 한 자녀(6세) 한 부모: 월 소득 한도 4,993유로   예약은 독일 전역의 비영리 가족 휴가 센터 등 가족 휴양에 적합한 등록 숙박 시설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     아동보조금(Kinderzuschlag)   부모의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Kindergeld)’과는 별개로 저소득가정인 경우 자녀 당 최대 월 209유로를 아동보조금(Kinderzuschlag)으로 받을 수 있다.아동보조금은 아동수당을 받는 25세 미만의 미혼 자녀 각각에 대해 지급되며 가구 소득이 특정 한도(부부 소득 900유로, 한 부모 소득 600유로)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아동보조수당을 받는 사람은 어린이집 요금도 면제되며 교육 및 참여에 대한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참고> 독일의 아동수당(Kindergeld) 제도: Kinder(자녀/아동) + Geld(돈)이라는 의미의 아동수당(Kindergeld)은 독일의 복지수당 중 하나로 부모의 소득과 관계없이 만 18세까지의 아동에 대해 지급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 아동에 대해서 각각 219유로를 지급하고 있고 세 번째 아동에 대해서는 225유로, 네 번째 아동부터는 250유로 할증된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19세 이상의 자녀의 경우에도 직업이 없는 경우 만 21세까지, 학업 중인 경우 만 25세까지 조건에 따라 지급이 가능하다.     단축근무수당(Kurzarbeitergeld)   코로나 사태로 기업이 직원의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경우 직원은 단축근로수당을 받을수 있다. 단축근무수당은 고용주가 신청해야하며 2022년 3월 31일까지는 직원의 10% 이상이 단축근무의 영향을 받는 경우 신청할 수 있고 2022년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는고용주가 단시간 근무 중에 부담해야 하는 사회 보장 기여금의 50%도 상환된다.   수당은 일반적으로 누락된 순 급여의 60%(자녀가 있는 경우 67%)이며 단축 근무로 소득 손실이 50% 이상인 경우에는 4개월 차부터는 70%(자녀가 있는 경우 77%), 7개월 차부터는80%(자녀가 있는 경우 87%)까지 증가하게 된다.   코로나 보너스 면세 혜택(Steuerfreier Corona-Bonus)   고용주는 코로나 상황으로 마스크를 구매하거나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등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 2020년 3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총 1,500유로의 코로나 보너스를 지급할 수 있으며 해당 금액에 대해서는 면세 혜택이 주어진다.   민간부분에서는 다임러(Daimler) 그룹의 경우 1,200유로를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2020년에결정하였으며 공공부분에서는 독일 공무원 등이 속해있는 노동조합과 연방 내 주정부 등이합의하여 소속 공무원 약 350만 명에게 코로나 보너스로 1,300유로를 지급하는 것을 2021년 11월에 발표하였다.   자료출처 : 독일연방정부, 독일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독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및 독일 일간지 등 종합   <전국시도지사협회 분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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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19
  • 독일 대학은 오픈 플랫폼, 연구비가 ‘창업 요람’ 됐다
    <중앙SUNDAY 오피니언>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인 독일의 벤자민 리스트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아름다운 중세 도시 독일 하이델베르크는 내가 SAP와 일하느라 수없이 방문했던 제2의 고향이다. 인구 16만의 하이델베르크는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대학도시다.   ‘1386년 이후 미래로 (ZUKUNFT SEIT 1386)’는 635년 전 설립된 하이델베르크대학 로고에 들어 있는 슬로건이다. 파리대학의 모델을 따라 신학, 법학, 의학, 철학 4개의 학부로 시작했다. 파리와 프라하대학의 교수들이 옮겨 왔다. 네덜란드 출신 초대 총장이 정한 라틴어 모토 ‘Semper Apertus(언제나 열려 있는)’는 이 대학이 추구하는 개방적 학풍을 말해 준다.   독일연구재단, 3년마다 대학 보고서 내     미래를 지향하면서 언제나 누구에게나 어떤 문제에도 열려 있는 개방성, 오랜 기간 정부의 획일적 통제에 길들여진 한국 대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아닌 줄 알면서도 관성에 의해 궤도를 달리고 있는 우리 대학은 아직 실패에서 제대로 회복해 본 역사의 경험이 없다. 중세부터 몇 차례 위기를 극복한 하이델베르크대학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나치주의에서 빠르게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연합군이 이 역사적 도시에 폭격을 하지 않은 덕을 봤다.   1945년 미군이 점령한 하이델베르크에 13인의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유대인 부인 때문에 교수직을 박탈당했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와 나치에 저항했던 지리경제학자 알프레드 베버가 포함된 이 위원회는 ‘진리와 정의, 인류애의 생동하는 정신(Living Spirit)’을 대학의 기본 가치로 복원했다. 알프레드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으로 유명한 막스 베버의 동생이다. 야스퍼스가 이때 대학을 복원하기 위한 그의 생각을 정리해 출간한 『대학의 이념』은 지금 읽어 봐도 진리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은 열린 생각으로 전체를 보며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학자들과 학생들의 열린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하이델베르크대학은 12개의 학부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있던 4개의 학부에 현대 언어, 경제 및 사회과학, 행동 및 문화과학, 수학 및 컴퓨터과학, 화학 및 지구과학, 물리천문과학, 생명과학이 추가되고 만하임에 의학부가 신설됐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네카르강 남쪽의 구도심 캠퍼스에는 1905년에 지어진 대학 도서관과 인문 분야의 학부들이 위치해 있다. 르네상스 스타일의 고색창연한 하이델베르크 성이 배경이다. 강과 구도심을 연결하는 골목길에 있는 브라우하우스(Brau Haus)를 지날 때면 뮤지컬 ‘황태자의 첫사랑’의 드링크 송이 들리는 것 같다. 경제 및 사회과학부는 인접한 강변의 베르크하임 캠퍼스에 있다. 외국 유학생이 많아 영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옛 캠퍼스에서 좀 떨어진 강북의 노이엔하이머 펠트 지역에는 자연과학과, 의학, 대학 병원, 연구소들을 위한 새로운 캠퍼스가 세워졌다. 150㏊ 대지의 중앙에 대학의 코어 기능을 배치하고 그 주변에 외부와 협력하기 위한 병원, 연구소들을 배치했다. 마치 세포의 핵을 세포막이 둘러싸는 듯한 형상이다. 독일 대학 캠퍼스로는 매우 큰 편이다. 자전거로 다닐 수 있도록 친환경 캠퍼스로 설계했다. 기숙사, 체육시설, 식물원도 있다.   연방제 국가인 독일의 대학은 주정부가 대학 운영의 기본 예산을 지원하고 연방정부가 연방교육연구부 산하의 독일연구재단(DFG) 등을 통해 연구비 등을 지원한다. 지역 대학이 좋아지면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의 흐름이 활발해지고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독일의 주들은 대학의 수월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한다. 하이델베르크대학의 경우 2020년 8억200만 유로(1조 787억원) 예산 중 64.3%인 5억1600만 유로를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에서 지원했다. 카를스루에 공대(KIT), 슈투트가르트대학, 만하임대학도 이 주에 속한 대학들이다.   독일 전체로 보면 2019년 기준으로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각각 237억 유로(31조9000억원)와 87억 유로(11조7000억원)를 대학에 지원했다. 국립연구소를 통한 간접지원을 제외하고 독일 정부가 총 43조6000원을 대학에 직접 지원한 것이다. 고등교육투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에 속하는 우리나라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독일에선 국립 연구소들이 대학에 포진해 있고 대학교수들이 소장을 맡는다. 하이델베르크 노이엔하이머 펠트 캠퍼스에는 독일 국립 암연구센터(DKFZ)가 들어와 있다. 연방정부와 바덴 뷔르템베르크주가 9대 1의 비율로 투자하는 이 국립 연구소의 2019년 예산은 3억2000만 유로(4300억원)다. 대학의 예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DKFZ 예산이 대학과 병원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 이외에도 의학, 천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이 캠퍼스에 위치해 있다.   DFG는 3년마다 독일 대학 연구비 분석 보고서를 낸다. 올해 10월의 보고서에 의하면 하이델베르크는 DFG 연구비를 가장 많이 받는 상위 세 대학에 속한다. DFG 보고서에 의하면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학(LMU)과 뮌헨공대(TUM), 하이델베르크대학은 2017년부터 3년 동안 4500억~5000억원을 받았다. 학생 1인당 연구비는 하이델베르크가 가장 많다. 아헨공대와 드레스덴공대(TUD)가 그 다음이다.     독일 통일 후 30년이 지난 현재 동독과 서독 지역의 총 DFG 연구비는 인구 대비로 같아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동독의 드레스덴공대가 가장 빠르게 발전했다. 작센 왕조의 수도 드레스덴은 1945년 연합군의 융단 폭격으로 도시의 90%가 파괴됐다. 통독 후 독일은 자존심을 걸고 이 문화의 중심지를 복원했다. 2016년 나는 드레스덴공대 컴퓨터과학부의 연례 컨퍼런스에 키노트 연사로 초청받아 강연했다. 이 행사 전에는 연방 빅데이터 연구센터 보고회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드레스덴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산업이 살아 있는 전략 도시다. 한때 AMD가 보유했던 글로벌 파운드리 반도체 라인이 있다. 드레스덴공대는 일찍이 기술 창업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게하르트 페트바이스 교수는 와이파이 칩셋을 유럽에서 처음 개발해 창업한 교수다. 창업이 흔하지 않았던 독일에서 그는 롤 모델이 됐다. 드레스덴공대의 진취성은 최근 범대학 차원의 데이터사이언스 교육을 위한 ‘디지털 학습’ 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드레스덴공대의 도서관은 지하에 만들었다. 지하 1층에는 비발디의 사계 악보 원본이 보존되어 있다. 지하 3층의 열람실에는 외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학습과 사색을 위한 공간이다. 이 도서관은 대학 캠퍼스에 있지만 시정부가 운영 자금을 지원한다.   DFG 연구비 지원을 분야별로 나눠 보면 의학은 LMU와 하이델베르크, 프라이부르크대학이 앞서고 자연과학은 하이델베르크, TUM, KIT, 마인츠대학이 선두 그룹이다. 공학은 아헨공대와 슈투트가르트대학, 드레스덴공대 등이 선두다. 인문 사회과학은 자유베를린대학과 LMU가 앞선다.   획일적 대학 규제 한국 정부 교훈 삼아야   독일인은 창업보다는 기업 취업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이 문화도 바뀌고 있다. 베를린, 함부르크, 카를스루에, 슈투트가르트, 뭔헨 등에서 창업이 늘어나고 대학 창업에 성공한 교수와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TUM 학생들이 창업한 셀로니스는 올해 100억 유로 가치의 데카콘이 됐다. 이 학생들을 가르쳤던 알폰스 켐퍼 교수는 내가 SAP와 HANA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보고 유사한 기술을 개발해 나스닥 상장회사 타블로에 매각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TUM은 ‘창업 대학’을 표방한다. 뮌헨의 두 명문 LMU와 TUM은 공동으로 디지털 기술 및 경영 센터(CDTM)를 만들어 지역 창업생태계를 키워 가고 있다. 대학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의 흐름을 만들고 새로운 인재의 양성을 통해 사회를 미래로 이끄는 오픈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이 작동하려면 사람과 자본의 흐름이 다양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정부가 대학을 하나의 획일적 틀로 규제하는 패러다임은 미래가 없다. 투자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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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01
  • 독일 수소경제 동향
    해외공간 독일 주요 지자체 수소경제 동향 우리 정부가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전국 지자체들이 각자의 지역 여건과 인프라 등을 활용한 다양한 수소경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선두국가로 알려진 독일의 주요 지자체 수소경제 동향 및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동현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프랑스사무소 서기관 함부르크(Hamburg)주 독일 제2의 도시이자 최대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는 일찍부터 풍력에너지 등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그린수소’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독일 북부 수소경제의 중심지로 우뚝 서고 있다. ※ 생산방식에 따른 수소의 분류 - 회색수소 : 메탄(천연가스)를 고온 고압의 수증기로 분해, 정유 및 화학 부분의 부생수소, 화석연료 등에서 생산되는 수소로 수소 1kg 생산 시 약 5kg의 이산화탄소 배출- 청색수소 : 회색수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기술을 통해 배출을 최소화한 수소로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저장장소, 높은 비용 등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존재- 녹색수소 :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물 전기분해, 암모니아 분해 등을 통해 생산되는 수소로 이산화탄소 발생 없음 특히 함부르크 항 근처의 무어부르크(Moorburg) 석탄화력발전소를 그린수소발전소로 전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그린수소허브(Green Hydrogen Hub)프로젝트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무어부르크 발전소는 유럽 에너지 기업인 바텐팔(Vattenfall)社가 2007년 가스 발전소 부지를 매입해 건립한 석탄 화력발전소로 2015년부터 전력을 생산해 왔으며 1.6GW의 전력 생산에 87백만톤의 탄소를 배출해왔다. 그러나 독일의 탈석탄 정책 및 관련 법률에 따라 2021년 1월 1일부터 석탄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위기를 맞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바텐팔, 함부르크 난방공사, 셸(shell), 미츠비시중공업은 무어부르크 발전소를 풍력 및 태양력에너지를 활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린수소 발전소의 하나로 전환하고 그 일대에 수소 관련 시설을 구축하는 그린수소허브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함부르크 그린수소허브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화력발전소에서 수소발전소로의 전환 때문만은 아니다. 이 프로젝트는 무어부르크 발전소의 송전망, 항구 접근성, 주변 잠재구매력 등의 제반 조건을 이용하여 그린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을 포함한 수소 경제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림 1> 함부르크 그린 수소 허브 프로젝트 또한 2021년 4월 26일에는 함부르크의 공기업을 포함한 12개 기업이 함부르크 도시 전체의 수소경제를 위한 수소연합(Hydrogen Alliance)을 결성하고 ‘유럽의 공동 이해와 관련된 중요 프로젝트(IPCEI, Important Project of Common European Interest)’에 수소분야의 공동 및 개별 사업안을 제출하였다. 함부르크 수소연합이 제출한 사업은 ①무어부르크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의 그린수소 생산시설 전환 ②에어버스社의 항공산업 수소 인프라 구축, ③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社의 탄소중립적 철강 생산, ④함부르크 가스공사의 수소산업네트워크(HH-WIN) 구축, ⑤GreenPlug社의 수소연료 푸시보트 도입, ⑥HHLA社의 항만물류 분야 수소연료 중장비 활용, ⑦함부르크 항만공사의 수소 모빌리티 항만 인프라 구축, ⑧HADAG社의 수소 하이브리드 페리 도입, ⑨함부르크 청소공사의 폐기물 재생전기의 수전해 공정 투입 등 함부르크를 소재지로 하는 9개의 그린수소 관련 사업이다. 이로써 함부르크는 주요 경제·산업 인프라를 구성하는 16개의 기업이 수소경제 구축에 나섰고, 이러한 사업들과 더불어 그린수소 발전·해상수입·수소네트워크를 이용한다면 함부르크의 연간 탄소 배출량(현재 16백만톤)은 2030년까지 1백만톤 이상 감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슐레스비히-홀슈타인(Schleswig-Holstein)주 덴마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독일 최북단에 위치한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에서는 독일 북서부 해안의 해상 풍력 에너지로 수소의 생산 및 공급 솔루션을 개발하는 ‘Westküste 100’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2019년 4월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 주최 ‘에너지 전환 현실 실험’ 경연의 수상작으로 사업의 핵심인 수소발전소는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하이데(Heide)지역에 설립될 계획이다. 초기 전력 생산 능력 규모는 30MW에서 향후 700MW로 확장될 예정이며 이와 더불어 전기분해 과정에서 생성된 산소를 지역 내 시멘트 제조공장에 공급해 질소산화물(NOx)의 배출을 감소시키도록 연소 공정에 사용하고 시멘트 공장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그린 수소와 결합시켜 항공연료나 메탄올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원료 물질로 사용될 수 있도록 실험 중이다. <그림 2> Westküste 100 프로젝트 : 산업적 규모의 그린수소와 탈(脫)탄소 이를 위해서 하이데 지역난방공사 및 지역개발청, 홀심(Holcim Germany), OGE, 오스테스(Orsted), 튀센크룹(thyssenkrupp), 베스트퀴스테(Westküste) 응용과학대학, Hynamics, Tühga AG, Raffinerie Heide GmbH 등의 관련 기업들이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하였다. 노르트라인-베스트랄렌(North Rhine-Westphalia, NRW)주 네덜란드, 벨기에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독일 서부에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랄렌(NRW)주는 수소 경제 촉진을 위해 2030년까지 산업·수송·에너지·인프라 분야의 중장기 계획을 담은 수소 로드맵을 2020년 11월에 발표하였다. 특히 NRW는 국제적으로 잘 갖추어진 에너지 관련 산업 기반, 인접국과 연결된 가스 수송관, 풍력 발전에 유리한 위치, 충분한 에너지 저장 공간 시설, 수소에 대한 높은 산업 수요 등 향후 수소 경제의 중심지로서의 좋은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아래와 같은 단계적 분야별 목표를 설정하였다. 2025년 목표 ▪ 산업- 최초의 수소 기반 대규모 철강 생산설비 구축(뒤스부르크)- 합성연료 및 화학 원료 생산을 위한 일일 100톤 규모 시범 설비 구축(쾰른-베셀링) ▪ 수송- 연료전지 화물차 400대 이상 도입- 화물차용 수소충전소 20개 이상, 승용차용 수소충전소 60개 이상 건설- 대중교통용 수소 버스 500대 이상 도입, 수소 동력 선박 도입 ▪ 에너지·인프라- 독일 내 500km 수소 파이프라인 건설(이중 NRW 내 120km 설치)- 산업용 수소 생산을 위한 100메가 와트 이상 전기분해 설비 구축 2030년 목표 ▪ 산업- 폭넓은 산업분야(유리, 타일, 벽돌, 주물 등)에 수소 기반 설비 도입- 시멘트 생산과정 개발 및 시범 설비 도입- 수소 기반 철강 생산설비 확대 ▪ 수송- 20톤 이상 연료전지 화물차 11,000대 도입- 화물 및 승용차용 수소충전소 200개, 폐연료 전지 처리 시설 1,000개 건설- 대중교통용 연료전지버스 3,800대 도입 ▪ 에너지·인프라- 독일 내 1,300km 수소 파이프라인 건설(이중 NRW 내 240km 설치)- 수소 기반 전력 및 난방 생산설비에 최초 투자- 1~3 기가 와트 규모 전기분해 설비 구축 NRW는 이러한 수소로드맵 전략의 성공으로 현재 탄소배출량의 1/4을 줄일 수 있으며 13만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참고자료]함부르그 그린수소허브 홈페이지: https://www.hghh.eu/en함부르크주 홈페이지: https://hamburg-news.hamburg/en/tag/hydrogen함부르크 총영사관: https://overseas.mofa.go.kr/de-hamburg-ko/brd/m_9687/view.do?seq=1340197독일 연방 경제·에너지부 국가 수소전략: https://www.bmwi.de/Redaktion/EN/Publikationen/Energie/the-national-hydrogen-strategy.pdf?__blob=publicationFile&v=6코트라 홈페이지 : 독일 수소경제 현황 및 우리기업 진출전략로이터뉴스: https://www.reuters.com/article/us-germany-hydrogen-heide-idUSKBN24Z1FO클린에너지연합 뉴스: https://www.cleanenergywire.org/news/north-rhine-westphalia-presents-hydrogen-roadmap-eyes-creation-130000-new-jobswestkueste100 홈페이지: https://www.westkueste100.de/en/노르트라인-베스트랄렌 주 홈페이지: https://www.wirtschaft.nrw/sites/default/files/asset/document/mwide_br_wasserstoff-roadmap-nrw_eng_web.pdf 분권레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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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11
  • 독일 보건당국, 백신접종·촉구…5차유행 가능성 경고
        독일 뮌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조치가 표시된 식당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독일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없으면 5차 유행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고 dpa 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로타 빌러 RKI 소장은 dpa에 "만약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상황을 크게 나아지게 하지 않으면, 현재 예측 모델은 우리가 5차 유행에도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현재 코로나19 4차 유행을 겪고 있다. 연방정부와 16개 주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미접종자의 식당, 술집 등 출입을 제한하는 계획에 합의했으며, 일부 주에서는 부분 봉쇄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각종 제한조치를 다시 적용하고 있다.     빌러 소장은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올해 겨울의 상황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시민들에게 대규모 모임과 실내 행사를 피할 것을 촉구했으며  아직 심각하게 타격을 받지 않은 주에서도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사람 간 접촉을 제한하는 조치가 감염자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빌러 소장은 백신 접종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백신 접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접촉을 제한하는 것도 감염자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RKI는 12∼59세 연령대의 최소 85%, 60세 이상의 9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독일 전체 인구 가운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비율은 68% 수준이다.   토마스 메르텐스 독일 예방접종위원장도 최근 한 독일 매체에 5차 유행 가능성이 있다며 "그것이 얼마나 강력할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하고 부스터샷(예방효과 보강을 위한 추가 접종)을 맞는지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유럽언론/선진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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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22
  • 독일 정당들, 공통 문제 해결엔 힘 합친다.
        한국계 첫 독일 연방의회의원 이예원   독일에서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연방의회(분데스탁)에 입성한 이예원 의원(왼쪽)이 지난 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차 한독포럼에 독일 대표단으로 참석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국제교류재단·㈔한독협회]       <중앙SUNDAY>에 의하면 한국계는 물론 아시아계 최초로 독일 연방의회(분데스탁)에 입성한 이예원(34) 의원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속정당인 사회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새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지난 9월 26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시1지역구에 출마했다. 지역구 선거에선 3위를 차지했지만 비례대표로 연방의회 의원에 당선됐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은 지역구마다 최다득표자 1인과 별도로 정당 지지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이 의원은 1980년대 독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다. 아헨 라인베스트팔렌공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고 17세 때인 2005년 사민당 청년당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차 한독포럼 독일 대표단으로 참석한 이 의원을 <중앙SUNDAY>가 지난 4일 만났다.     ▶ 연정 협상이 진행 중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우리 사민당이 연말까지는 제대로 된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제1당인 사민당은 자민당, 녹색당과의 연정협의서에 서로 합의된 정책들을 담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독일에서는 연정 협상이 매우 복잡하고 정밀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협상에 여러 정당이 참여하기 때문에 핵심 이슈에 대한 초기 합의가 중요하다. 우선 서로 동의하는 정치적 과제를 찾기 위해 각 당은 각자의 입장을 주고받는 예비협상을 벌인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연정의 기초가 마련된다. 예비협상 참여 정당들이 모두 동의하면 좀 더 자세한 쟁점에 대해 본협상에 들어가게 되고, 여기서 연정의 구체적인 정책 목표를 세우게 된다.”   ▶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   “지금 사민·녹색·자민당 3개 정당의 300여 명 정치인이 22개의 워킹그룹으로 나뉘어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세밀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간당 12유로(약 1만6000원)의 최저임금이나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해법, 유연한 행정체계와 같은 주제들이 핵심 사항들이다.”   ▶ 앞으로 연방의회에서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나의 주요 관심 어젠다는 모빌리티와 과학 관련 정책 분야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탄소배출 감축, 지속가능한 여행과 물류, 현대적인 사회 기반 시설의 구축과 관련된 쟁점들은 이제 겨우 논의의 시작 단계에 있다.”   ▶ 독일은 협치, 정당 간 협력, 협상을 잘하기로 유명한데 그런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험적으로 볼 때 독일인들은 실용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것 같다. 나치 독재 체제를 겪은 독일은 민주적 합의와 타협이 절실하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전 세계를 뒤흔든 이 끔찍한 경험으로부터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알게 됐다. 이게 독일 정당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위해 활동하면서도 공통된 문제를 해결할 때는 힘을 모으는 배경인 것 같다.”   ▶ 한국계, 아시아계로는 첫 분데스탁 의원인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 “독일에는 200만 명이 넘은 아시아계 주민들이 있다. 그중에서 처음으로 연방의회의원이 되었다는 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면서도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을 맡았다는 의미가 있다. 나에게 보내준 신뢰에 대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이번 독일 총선에선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계층의 젊은 의원들이 대거 당선됐는데 독일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인가?   “이주민들은 오랫동안 이 사회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싶어했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민자들은 외국인으로 대우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특히 이민 2세, 3세들은 독일에서 자랐고, 그 사회에 익숙하기 때문에 더욱 외국인으로 여겨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독일은 다양성이 있는 사회이고, 그렇기에 연방의회에 다양성이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 독일은 에너지전환 선도국인데 녹색당뿐만 아니라 사민당, 기민당 등 다른 정당들도 환경정책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들었다.   “독일의 모든 민주 정당은 기후 변화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당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녹색당은 약간 급진적인 접근을 취하는 데 반해 사민당은 사회적인 요소들을 항상 고려하는 편이다. 사민당은 녹색 에너지전환과 경제 문제에 대해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 한국과 독일은 경제 교역, 독일의 통일 경험 공유 등 많은 분야에서 깊은 협력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의 당선으로 한·독 관계가 앞으로 더욱 돈독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양국은 상호수혜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관계에 대해서 나보다 훨씬 잘 알고 있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한국과 독일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 한류의 확산 등으로 한국에 대한 세계적 위상이 문화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본다. 정치 활동에 큰 자산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 문화에 대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건 내 정치경력에 항상 도움이 돼 왔다.”   ▶ 독일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매우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부모님이 한국 분들이시고,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해 봤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산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서울 한독포럼 참석처럼 매번 한국에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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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4
  • ‘엄마’ 메르켈 떠나는 독일 외교, 대서양 동맹·대중 관계 등 ‘산 넘어 산’
      이재승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모네 석좌교수       엄마(Mutti)가 떠날 시간이 되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16년간 총리로 재임하면서 네 명의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다섯 명의 영국 총리와 마주앉았다. 107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기립 박수로 떠나는 메르켈을 축하했다. 임기 말 지지율은 처음보다 오히려 높은 82%에 달했다. 국민은 총리를 “엄마”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후임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외교 차원에서 메르켈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독일 외교는 여러 차원에 걸쳐 있다. 무엇보다 독일은 EU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유럽의 통합을 이끌어야 했고, 이는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었다. 메르켈은 EU의 중심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화해를 상징하는 ‘엘리제 조약’을 57년 만에 ‘아헨 조약’으로 갱신하면서 마크롱 대통령과 다정한 조우를 보였다. 다른 한편으로 중·동유럽 국가들을 아우르고, 북유럽의 ‘검소한’ 부자 나라들과 남유럽의 재정위기를 조율해야 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NATO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의 대서양 동맹을 유지하는 것도 독일의 역할이었다. 유럽 내 가장 많은 미군이 독일에 주둔하고 있고 독일은 유럽 내에서 NATO 운영비를 가장 많이 분담하는 나라다. 그러나 미·중 갈등하에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 역시 핵심 영역이다. 미국과의 대표적인 가치 동맹국이기도 하면서, 제조업과 수출 대국으로서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다. 메르켈은 재임 중 워싱턴을 14회, 중국을 11회 공식 방문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메르켈만큼 신뢰할 수 있는 외교 파트너는 드물었다. 시 주석은 최근 긴 화상회의에서 “오랜 친구”라 부르며 메르켈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유럽 안보의 주된 안보 위협이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독일은 러시아 제재에 앞장섰다. 그러나 동시에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 가스가 독일과 유럽에 공급됐고, 러시아는 독일의 기술과 자본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상호 의존’은 독일이 러시아를 다루고 변화시키는 방식이었다. 러시아어에 능통한 메르켈과 더 유창한 독일어를 구사하는 푸틴 간의 ‘비판적 대화’ 역시 양국 간의 견제와 협력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다자주의에 기반한 기후변화, 인권, 법치와 같은 글로벌 의제 역시 독일 외교의 큰 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광범위한 독일 외교, 그리고 메르켈의 외교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독일이 먼저 내세운 슬로건은 눈에 크게 뜨이지 않는다.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에서 헬무트 콜의 통일 외교, 그리고 메르켈에 이르기까지 실용과 신중, 그리고 협상은 독일 외교의 기본 요소들이었다. 자국의 이익과 안정이 흔들린 적이 없으면서도, 언제나 말을 아끼고 신중했다. 가진 것보다 하나를 더 적게 보이는 게 독일 외교의 방식이기도 했다. “화해와 무역을 통한 변화”를 추구한 동방정책은 “무역과 참여를 통한 변화”로 이어졌다. 경제외교와 다자외교, 그리고 협상은 이러한 흐름 위에 놓여있었고, 결정적인 순간에 균형과 견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독일 외교는 산적한 현안에 당면해 있다. 미국-영국-호주를 연결한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의 발족에 유럽이 발끈했고, 대서양 동맹에 대한 불만과 전략적 자율성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로서 지켜야 할 선을 훌쩍 넘어버린 폴란드와 헝가리를 EU의 법치주의 규범에서 어떻게 다룰지도 고민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의 참여와 더불어 유럽 내 대중국 강경기조가 확대되고 신임 총리와 외무장관 후보들도 가치규범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으로 일시 완화된 이민 물결도 조만간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독일 외교가 변하지 않을 것에 돈을 걸어서 잃은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는 여전히 들려온다,         독일과 한국은 다르다. 경제력에 있어서도, 정치적인 영향력에 있어서도 확연한 급의 차이가 존재한다. 2차대전 이후 안보를 아웃소싱한 독일은 전략적 안보 행위자가 아닌 경제 및 규범 강국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유지하면서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다자주의와 글로벌 의제에 대응한다는 큰 틀에서 양국은 동일한 도전을 가진다. 이념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것, 말을 아끼고 신중할 것. 한국이 독일 외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행동을 하는 방식이다. 역사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드라마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역사의 동력을 끌고 나가는 축적된 힘이다. 조용한 저력은 힘을 가져오고, 진정성 있는 노력은 감동을 가져온다. 그렇게 해서 축적된 시간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 나라의 외교적 면모는 몇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확연히 드러나게 마련이다. 전 세계적인 선동정치의 시대에 메르켈은 겸손과 품위를 자신의 묘비명으로 미리 정해놓은 듯한 지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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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01
  • 독일발 녹색열풍
    중앙SUNDAY FOCUS 유럽서 거세지는 ‘에너지전환’ 바람 주목받는 독일발 녹색열품...탄탄소 '그린뉴딜' 급가속 독일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회담이 열린 지난 15일 베를린에서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왼쪽부터)의 가면을 쓴 시위대가 기후보호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이른바 ‘에너지전환(Energiewende)’의 전 세계 선두주자인 독일에 다시 한번 거센 녹색돌풍이 불고 있다. 주연은 역시나 친환경과 기후변화 적극 대응을 기치로 내세운 녹색당이다. 지난 9월 26일 독일 총선 이후 연정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녹색당은 캐스팅보트를 쥔 킹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녹색당은 총선을 5개월 앞둔 지난 4월 여론조사 지지율 28%로 한때 사상 최초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막상 총선에선 14.8% 득표에 그쳐 제3당을 차지했다. 안나레나 배어복(40) 녹색당 총리 후보의 저서 표절 의혹과 소득 축소 신고 논란 등의 여파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중시하는 독일 사회의 분위기가 막판 판세를 바꿔 놓았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16년 만에 물러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를 이을 차기 연립정부에 ‘녹색등’이 켜질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녹색당은 제1당이 된 중도 좌파 사민당(25.7%)과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11.5%)으로 구성하는 이른바 ‘신호등 연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민당은 적색, 녹색당은 녹색, 자민당은 황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호등 연정 성립이 유력하지만 만에 하나 중도 우파 기민·기사당 연합(24.1%, 흑색)을 중심으로 녹색당, 자민당 간의 ‘자메이카 연정’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녹색당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녹색당은 사민당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시절(1998~2005년) 주니어 연정 파트너로 7년간 국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반영된 녹색당의 정책이 에너지전환 정책의 큰 그림이 됐다. 현재 녹색당은 독일 내에서도 이미 16개 주에서 11개 주 연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는 주 정부를 이끌고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독일 녹색당의 선전은 유럽의 다른 나라 녹색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선 이미 오스트리아·벨기에·핀란드·아일랜드·룩셈부르크·스웨덴 6개국의 연립정부에 녹색당이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독일 녹색당만큼의 영향력에 미치진 못하지만 다른 유럽국 녹색당의 지지층은 날로 두터워지고 있다. 남유럽과 냉전시절 공산권에 속했던 중·동유럽에서도 녹색당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유럽의회 녹색당그룹 멤버 세르게이 라고딘스키는 “코로나19, 기후변화 그리고 공통의 글로벌 도전들이 많은 나라에 그린 어젠다로 전환하려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독일 녹색당이 지난 4월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차지해 집권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독일은 물론, 유럽 나아가 전 세계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주류 정당이 아니었던 녹색당의 집권은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실험으로 일거에 정치지형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 사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녹색당이 차이트가이스트(Zeitgeist·시대정신)로 대세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친환경을 내세우며 좌파적 이념 성향을 가진 녹색당은 애초에 집권을 노린 수권정당이 아니라 재야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반(反)정당적 정당’으로 1980년 창당됐다. 녹색당이 ‘시위성 정당’에서 수권 정당으로 위상을 바꿀 수 있게 된 데는 당의 스타일이나 정책면에서 실용주의적 중도화로 갈아탄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 녹색당은 냉전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해체와 같은 극단적인 이상주의에 기울어 있었다. 지금도 탄소제로배출경제 같은 것을 주장하기는 하지만 다분히 현실을 인정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춘다. 실용주의자인 배어복과 로베르트 하벡(51)이 녹색당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금의 녹색당은 친환경, 친유럽, 친이주 정당을 표방한다. 녹색당의 강점은 무엇보다 환경정책에 있다. 지난여름 세기의 홍수로 서독 지역에서 200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이후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차기 정부에서 녹색당의 입김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녹색열풍이 불면서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 등 다른 당들도 기후변화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며 호응하고 있다. 녹색당은 2035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퇴출하겠다는 강력한 공약을 내세웠다. 탈원전에 이어 석탄 발전소 가동 조기 중단을 주창하고 있다. 2030년까지로 예정된 탈석탄을 더 앞당겨야 한다고 요구한다. 독일이 자랑하는 자동차산업 분야의 탈탄소와 전기차 전환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독일 메르켈 연립정부는 최근 기후변화대응법을 개정해 기존 계획보다 5년 앞당겨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9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65%, 2040년까지 88% 줄이기로 했다. 녹색당은 또 새로 짓는 모든 건물에 대해 지붕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탄소배출이 많은 항공기 여행의 비용을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단거리 비행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런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급격하다는 정치적 공격도 받고 있다. 대외정책의 변화도 눈에 띈다.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에 역행하고 있다고 여기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낸다. 이들 나라와의 교역관계 재고를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우회하는 러시아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도 반대한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녹색당이 내건 공약들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연정협상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총선이 끝나면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길게, 그리고 꼼꼼하게 벌인다. 이 과정에서 연정에 참여하게 될 각 당의 정책들이 세밀하게 조정되고 합의사항은 연정협약으로 문서화된다. 중도 좌파 사민당은 최저 임금을 시간당 9.5유로(약 1만3000원)에서 12유로(약 1만6500원)로 인상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경제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개입에 반대한다. 기업과 고용주의 세 부담을 적극적으로 낮춰 신종 코로나19 위기 탈출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의 정치적 인상과 증세에도 반대다. 녹색당의 친환경정책도 기업에는 부담에 될 수밖에 없어서 연정협상에서 어느 수준에서 채택될 것인지 관심사다. 부쩍 목소리가 커진 독일 녹색당의 행보는 한국의 녹색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SUNDAY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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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24
  • 독일 의원들 수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
      연동형 비례대표제 초과의석ㆍ보정의석 많아져 의회 거대화 부작용도 속출...개선 방안 목소리 높아져   독일 하원(국회의원) 의사당으로 사용되는 제국의회 전경      독일의 하원의원 정수는 지역구 299석, 비례대표 299석을 합쳐 598석이다. 그러나 총선이 치러질 때마다 최종 배분된 의석수는 계속 늘어난다.   이처럼 의석 정원과 최종 의석수가 달라지는 것은 독일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이다.   독일은 전체 의석수 배분이 정당 지지율에 의해 결정되는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독일 선거제도의 이념은 사표방지와 소수의견의 충실한 반영이다.   독일 유권자는 지역구 선거에서 인물 본위로 제1투표를 행사하고 제2투표에서는 마음에 드는 정당에 표를 줄 수 있다. 각 정당의 전체 의석을 좌우하는 것은 사실 제1투표가 아니라 제2투표로 볼 수 있다.     총선에 참여한 정당은 우선 제2투표 득표 비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는다. 각 정당은 배정받은 의석수를 우선 당선된 지역구 의원으로 채운 후 부족분을 비례대표로 메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당선된 지역구 의원 수가 배정받은 의석수보다 많은 정당이 나올 수 있다. 이때 초과한 지역구 의석을 그대로 인정한다.   그리고 초과 의석수(Ueberhangmandat)를 감안해 최종적인 의석 배분이 정당 득표율에 비례하도록 각 정당에 보정의석을 또 부여한다. 즉 지역구 당선자가 각각 10명, 20명인 A, B, 정당의 제2투표 득표율이 같다면 최종적인 양당의 의석수는 동일하게 된다.   초과의석으로 인해 득표율과 의석 비율이 일치하지 않는 점이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이 나옴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3년 총선부터 보정의석 부여 제도가 도입됐다.   초과의석만 적용됐던 2009년 선거에서는 의원 정수보다 24석이 늘어났으나 보정의석까지 부여한 2013년 총선에서는 최종 의석이 631석으로 33석이나 증가했다. 이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총선에서는 초과의석이 5∼16석에 그친 것에 비해 보정의석까지 부여하면서 의원 수가 더욱 늘어나게 된 것이다.   특히 2017년 총선 이후 지역구와 정당 투표에서 각기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지면서 초과의석과 보정의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2017년 19대 총선에서 111석으로 급증했고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137석(전체 735석)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렇게 정당 지지율과 의석수 비율을 완벽하게 일치시키려는 독일의 선거 제도는 뜻하지 않는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하원의원 수는 점점 늘어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약 3천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의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의사당 공간 확보 문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 총선에서 의원 수가 많이 늘어나 연방 하원 운영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1천억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또한 의사당 사무 공간이 부족해 의사당 부근에 사무실을 더 마련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독일 정당들은 의원 과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지역구 의석수 자체를 줄이는 방안과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보정의석을 부과하는 대신 의석수를 차감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현재 50:50에서 40:60으로 조정해 초과의석을 최소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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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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