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에 기반을 둔 인류문명은 그동안 산업화를 통해 편리와 풍요를 누렸다. 그러나 탄소는 이제 화석연료·온실가스라는 이름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여름 바다 수온이 최고치에 달한 가운데 최근 3년간 그린란드의 빙하는 해안에서 8㎞가량 후퇴하고 두께는 20% 얇아졌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지구 해수면을 약 7.6m 상승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겨울(8월) 117년 관측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겼다. 지구 곳곳에서 기상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경고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1850~1900) 대비 이미 1.1℃ 상승한 지구의 운명은 향후 10년 내 결정된다. 각국이 2050년까지 순 배출 탄소량 '0'(탄소중립) 실현에 분주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탄소중립기본법 제정 등에 팔을 걷고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전환을 밝힌 유엔기후변화협약 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 세계 아홉 번째 탄소 배출국으로 '오늘의 화석상' 수상이란 불명예를 안은 것은 물론, 탈석탄동맹(PPCA) 미합류로 탄소중립 실천 의지마저 의심받고 있다.
대구 달서구는 지구 열대화시대에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이행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또 대구 유일 탄소중립 지원센터 및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탄소중립 정책 이행 노력으로 ESG 선도도시(2021년 전국 2위), 그린시티 환경관리 우수지자체, 대구 첫 그린시티 등에 선정됐다. 작년에는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평가에서 '기후환경대상'을,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기후환경분야 우수상을 받았으며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기후환경분야) 및 대한민국 도시 대상도 수상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도시 조성에 매진하고 있는 달서구는 회색도시를 녹색도시로 바꾸는 그린카펫 정책을 통해 편백나무 2만 그루, 각종 덩굴·초화류 500여만 본을 심었다. 그린뉴딜 성서산단 녹지를 조성하고, 도시열섬 완화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심명품숲도 조성하고 있다. 도심 생물 서식공간 확보 차원에서 수달·원앙·반딧불이 등 야생생물을 아우르는 도심 생태축 복원과 수밭골 생태하천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 자전거 안심 보험 시행, 스마트 녹색 교통체계 구축, 산단기업 대기질 개선 지원, 에너지 효율화 등에 나서고 있다.
지금은 중앙·지방 정부가 힘을 합쳐 2030년까지 제시된 탄소배출 45% 감축목표 실현에 뼈를 깎는 노력을 할 때다. 미래세대의 지구 자원을 현세대가 빌려 쓰는 것인 만큼 지속 가능한 상태로 보존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의무가 있다. 산업화·도시화 속에 물자와 에너지의 과소비를 반성하고 후손을 위해 에너지·물자 절약, 생활폐기물 감축,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 한 그루 나무 더 심기 등 남은 기간을 절박함으로 임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확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개발 등 분야별로 범정부적 단계별 강력한 실행 및 평가 계획을 수립하고 민관산학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민 행동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달서구는 계명대·성서공단 등 7개 기관과 지·산·학·관 동반성장 ESG 협의체를 구축하고, 후대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식량부족·전쟁·감염병 등 미래를 위협할 실상들을 인지하고, 우리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생각하며 행동해야 한다. 그레타 툰베리의 '어른이 아이들의 미래를 훔친다'는 외침이 생생히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