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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1.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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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구미시장

 

 

14세기 이탈리아 피렌체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 침체, 그리고 유럽 전역을 초토화시킨 흑사병의 여파로 깊은 침체기를 겪었다. 이때 메디치 가문이 나서서 도시의 예술가와 학자들을 후원하며 문화와 예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함께 발전시키는 상생의 모델을 구축하여 피렌체를 유럽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피렌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단테, 마키아벨리 등 위대한 학자와 예술가를 배출하며 이탈리아와 유럽 전역에 예술과 학문의 부흥을 일으키며 르네상스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오늘날 한국의 지방 도시들도 14세기 피렌체와 유사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는 지방 도시의 존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구미시는 피렌체의 상생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구미시는 크게 세 가지 상생 전략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첫째, 지역 기업과 협력하여 다양한 축제와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농심과 함께한 ‘구미라면축제’가 있다. 구미에 위치한 신라면 생산공장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기획한 이 축제는 17만명 이상의 방문객 중 48%가 외지인일 정도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인근 상권의 매출을 크게 증대시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촌치킨과의 협력도 주목할 만하다. 구미에서 시작한 교촌치킨 1호점 일대를 관광명소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미 푸드페스티벌’에도 참여해 무료 시식 행사를 진행했다. 또 구미에서 ‘KLPGA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 대회’를 열어 구미시가 스포츠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둘째, 농민 및 노동자와의 상생이다. 구미시는 서울광장에서 열린 ‘구미 로컬푸드 페스타’에서 구미 한우 브랜드를 론칭하고 지역 농산물을 성공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서울시와의 우호 협력을 강화하며 구미시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또 다른 예로 ‘구미 산단 페스티벌’은 산업단지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근로자들에게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했다. ‘산단에 산다는 자부심’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축제는 은퇴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만찬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모든 근로자를 아우르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산업단지에 문화와 예술을 덧칠하여 근로자들에게 힐링과 낭만을 선사한다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셋째, 종교계와의 협력을 통해 학술 문화와 예술 발전을 꾀하고 있다. 도리사에서 열린 ‘경상북도 사찰의 독립운동 학술대회’는 지역의 불교독립운동사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도리사 향문화대제전’은 불교문화와 함께 전래된 향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구미시는 지역 공동체와 협력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 공동체와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종합적인 도시 발전 전략을 추진하여 낭만문화도시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구미시의 노력은 대한민국 지방 도시들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 구미시의 시도가 전국의 지방 도시로 확산되어 대한민국 전역에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21세기 신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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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문화예술로 新구미 시대 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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